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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능 24시

이름 : 원태훈  스크랩
등록일 :
2019-09-28 17: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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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3,242

이제 수능이 50일 안으로 다가왔습니다. 절대 올 것 같지 않던 그날이 코앞으로 다가와 다들 걱정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맘때 수능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무엇을 해야할지 걱정하며 보낸것이 생생합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의 주제는, 수능날의 기억을 같이 공유해보며 여러분들이 수능날 어떻게 해야할지를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능 D-1, 19:00 PM

:사실 수능 당일보단, 수능 전날에 뭘 해야할까 더 고민이실 겁니다. 저는 수능 전날에도 평소와 같은 스케쥴로 움직였습니다. 평소처럼 수능 시간표를 따르며 공부를 했고, 국어-수학-영어-탐구-제2외국어 순서로 공부를 했습니다. 이때, 저는 새로운 문제를 풀지 않고, 오답을 하고, 어려워하거나 자주 틀리는 개념/유형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노트 한장 정도에 옮겨 적었습니다. 저녁을 먹고는 이 노트를 보며 '나에게 남기는 참고사항' 같이 코멘트를 각 과목별로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너는 문제가 길어지면 헷갈려하니까 문제 끊어서 읽어', '수학 21번같이 계산 긴거 풀때 계산실수 주의', '문학 문제 꼭 근거 찾아서 풀어' 등 시험 직전에 봐야할 조언(?)을 같이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노트 한장을 시험장에도 들고 가서, 각 과목 시작 전에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수능 D-1, 22:00 PM

:수능 전날은 많이 자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평소보다 일찍 잤습니다. 잠이 잘 안옵니다. 긴장을 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내일이면 수험생활이 사실상 끝나서인지,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기숙사 룸메들도 잠을 못자는지 뒤척이고, 조금은 긴 밤을 보냈습니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수능은 누구에게나 큰 시험이고, 이런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지 않고 푹 자는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이 오지 않더라도 그만큼 본인이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구나 라고 생각하시고, 남들도 다 잠 못자고 시험 보는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괜히 걱정하다가 진짜 잠을 못자는 일이 생깁니다. 저도 이런식으로 멘칼 관리하며, 결국 12시쯤에 잠든 것 같습니다. 

 

수능 D-Day, 7:30 AM

:저는 기숙사에서 살아서 셔틀을 타고 단체로 수능을 보러 갔습니다. 아침은 최대한 든든히 먹었고, 간식도 따로 챙겨갔습니다. 아직도 버스를 타러가는 길에 후배들과 선생님들이 나와 응원을 하는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어찌 되었던 수능장에 도착해서, 교실을 찾아갔습니다. 앞에서 봉사단체가 사탕과 젤리를 나누어주었지만, 혹시 몰라서 먹지는 않았습니다. 교실에 앉아서는 국어 공부를 했습니다. 첫 시험이 국어이기도 하고, 머리를 조금 깨울 겸 그해 6, 9월 평가원에 나온 비문학 지문을 다시봤습니다. 처음 보는 지문처럼 분석하고, 답의 근거를 찾고, 직접 수능문제로 변형도 해보았습니다. 

 

수능 D-Day, 8:10 AM

:이제 '보던 것을 치워주시고' 로 시작되는 감독관의 첫마디를 듣게 됩니다. 보던 것은 정리해 두시고, 이제는 멘탈 관리할 시간입니다. 저는 '할 수 있다'를 계속 머릿속으로 외치며 마음을 잡았고, 국어 문제지를 받으면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지, 막히는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리가 불편하거나, 거슬리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바로 감독관께 말씁하십시오. 오늘만큼은 수험생이 왕을 넘어 황제입니다. 

 

수능 D-Day, 12:10 PM

:국어랑 수학이 끝났겠군요. 절대 답 맞추지 마세요. 오늘만큼은 친구들이 답 맞춰도 화장실 가시거나 물 마시러 나오고, 답은 왠만해선 안맞추는게 좋습니다. 괜히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점심도 제대로 못먹고 뒤 시험도 망칠 수 있어서 입니다. 저는 싸온 도시락을 정말 맛있게 먹었고, 그 다음에는 낮잠을 10분정도 자며 체력을 보충했습니다. 영어 듣기 때 졸린 것보다는 조금 자고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무리해서 밥 먹는 시간 쪼개가며 공부하지 마시고, 밥 천천히 드시고 푹 쉬시길 바랍니다. 

 

수능 D-Day, 14:20

:탐구 직전 시간입니다. 저는 탐구 개념을 처음부터 머릿속으로 대충 개관해보았고, 이때 간식을 조금 많이 먹었습니다. 이때가 되면 진짜로 엄청 지칩니다. 이때를 위해 초콜렛이나 사탕 등 간식을 싸오시는게 좋습니다. 간식 먹고, 너무 피곤하면 조금 자거나 해서 체력을 꼭 보충해 주세요. 이제 얼마 안남았습니다.

 

수능 D-Day, 17:40

:수능이 끝났습니다. 물론 탐구만 보는 분들은 한시간여 전에 끝났지만, 저는 제2외국어까지 봐서 5시40분에 종료령을 들었습니다. 제2외국어 보시는 분들은 단어나 알파벳 외우면서 시간 보내고, 멘탈 끝까지 잡으세요. 저는 제2외국어의 핵심은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단어장 있으시면 보시면서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야 합니다. 5시40분에 종료령을 들으면 온갖 기분이 교차합니다. 잘봤다, 못봤다가 아닌, '끝났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치열했던, 힘들었던 수험생활이 끝났다는 홀가분함과, 그냥 이렇게 끝났네 하는 허무함이 교차했습니다. 핸드폰을 받고, 같이 고생한 친구들과 인사한 후 정문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가는데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이 시간 되면 예상 답안이나 등급 컷 등 뉴스에 나오는데 절대 보지 마시고, 저녁 맛있게 드시길 바랍니다. 

 

수능 D-Day. 22;00 PM

:저녁 비싸고 맛있는거 사드시고, 그 이후에 채점을 하시던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채점을 하고, 설사 본인이 생각보다 못봤다는 생각이 들어도 낙담하지 마세요. 본인에게 어려웠다면 남들에게도 어렵습니다. 적어도 수능 끝난 그 한달 만큼은, 그동안 못 누려왔던거 다 누리면서 자유를 만끽하세요. 하고 싶으신거 다 하고, 꼭 즐겁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이때 점수가지고 고민하면 달라지는 것 없습니다. 그냥 현재를 즐기세요. 

 

진짜 수능이 얼마 안남았네요. 저는 벌써 저 글의 내용이 1년이나 됬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수능에 대한 이미지를 명확하게 해 줬으면 합니다. 꼭 수능 준비 철저히 하시고, 수능 대박 나셔서 본인이 원하는 대학 붙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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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원태훈 멘토

  • ○ 서울대 국사학과 19학번
  • ○ 인문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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